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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가톨릭 독서문화운동 신심서적 33권 2014년 1월도서 선정]


원제 : JESUS TODAY - A Spirituality of Radical Freedom


종교와 교의를 넘어 왜 다시 예수인가!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Jesus Before Christianity로 널리 알려진 앨버트 놀런의 근작이다.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에서는 교회와 교리와 전례가 생겨나기 전, 당대 현실을 온몸으로 껴안은 인간 예수의 모습을 특히 정치와 정의라는 사회적 맥락에서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예수의 고유한 영성과 이 영성이 오늘 우리와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신앙이나 믿음이 아닌 영성의 시대가 도래했다. 맹목적인 추종 대신 예수와 하나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예수 자신의 체험과 가르침을 바탕으로한 영성, 바로 근원적 자유의 영성이다. 영성과 신학이 갈라져 버린 현실에서, 신학이 교리와 교의를 다루는 쪽이라면 영성은 체험과 실천을 다루고 있기에 이 책에서 관심을 둔 것은 단연코 영성이다.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의 신학적 의미를 다룬 책이 아니라 예수의 말과 행위 이면에서 그를 자극하고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준 체험과 마음가짐에 주목한 책이다.


1부에서는 우리 시대의 징표를 요약,서술함으로써 '오늘'의 의미를 정립하고,
2부에서는 예수의 고유한 영성을 심도있게 살펴보았으며,
3부와 4부에서는그 영성을 오늘의 맥락에 맞추어 조망했다. 


놀런은 시대의 징표를 읽음으로써 예수의 영성에 담긴 요소들을 조목조목 다루면서, 이 교훈들을 통해 하느님과 그분이 창조하신 만물과 탁월한 친교를 맺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수가 '아빠'라고 부른 분과 나눈 깊은 체험에도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아빠는 아버지나 가부장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라 가장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가리키는 호칭이다. 이 같은 아빠체험을 공감하지 않고는 예수가 어떻게 그처럼 담대하게 행동할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오늘 우리는 꿈속을 헤매면서 이 시대가 당면한 심각한 위협과 도전을 외면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도외시하는 영성은 결코 참된 것일 수 없다. 예수가 당시의 징표를 읽고 제자들에게도 시대의 징표를 읽도록 가르쳤듯이 우리 또한 시대의 징표를 충실히 읽으면서 비로소 예수를 진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예수가 그러했듯이 침묵과 고독의 시간 속에서 하느님 체험에 온전히 뿌리내림으로써 우리는 시대의 정치,경제,생태계 문제에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다.


예수가 걸어간 길은, 우리가 하느님의 위대한 예술 작업에 자유롭게, 자발적으로, 창조적으로, 모두가 손을 맞잡고 참여할 수 있도록 우리를 근원적 자유로 이끌어 주는 길이다. 우리는 대부분 아직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인간이라는 생물 종이 점차 변해 가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어떤 절박감에 부딪혀도 포기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 일이다. 굶주린 이에게는 당장 먹을 것을 주어야 한다. 가난과 질병에는 지체없이 대처해야 한다. 이제 온실 가스 배출은 멈추어야 한다. 이기심에 맞선 투쟁이야말로 대단히 시급한 과제다. 모두가 하느님의 일이며, 우리는 더 이상 동참을 미룰 수 없는 처지다.끈질기게 자라나는 새로운 의식이 우리를 내적 자유 안에서 나날이 성장하게 할 것이다.


예수는 공동선을 하느님의 뜻과 동일시하여 말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와 온 우주의 최선을 원하신다. 예수가 바란 것과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 사이에 충돌이란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참자유다. 예수의 근원적 자유는 결국, 나와 이웃과 우주와 하느님이 둘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공동선을 추구하면서, 하느님이 하시는 일에 기꺼이 창조적으로 동참하는 것이라 하겠다.


신실한 신앙인뿐 아니라 구도자들도 이 책에서 깊은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저자의 신비가적이고 예언자적인 삶의 열매를 발견할 것이다. 이 시대의 영성생활을 북돋워 줄 빼어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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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2011-03-27(주일) 평화신문 15면. 박수정 기자 ]

그리스도의 영성은 무엇인가?

하느님을 아빠로 받아들이고 하나되는 것



신자라면 매주 성당에 가서 복음 말씀을 듣고 예수의 가르침을 배우며 자신의 신앙을 고백한다. 하지만 성당을 벗어나면 어떠한가.


  현실에서 우리는 원수를 사랑하지도 않고 일곱 번씩 일흔 번을 용서하지도 않는다. 나를 저주하는 이에게 축복을 빌어주지 않을 뿐더러 가난한 이들에게 내 것을 내어 주지도 않는다. 그리고는 "나는 성인이 아니다"라는 변명을 둘러댄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살인, 테러, 환경파괴, 무한경쟁 등에 혼란스러워하며 신앙을 찾고 불안을 달래줄 영성을 갈구한다. 서점가에 무수히 쏟아지는 영성 관련 책들이 이를 대변한다.


  그렇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가 목말라하는 영성,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영성은 무엇인가.


「오늘의 예수」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2000년 전에도, 지금에도 한결같이 살아 숨쉬는 예수 고유의 영성을 찾아내 이 영성이 오늘 우리와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 알려준다.


  「오늘의 예수」에서 바라본 예수는 세상을 뒤집어 놓은 혁명가다. 예수는 당대가 인정해온 모든 것을 전복시키며 가난한 이들에게 행복을, 부유한 이들에게 불행을 선언했다(루카 6,20-24),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된다고 했다(마르 10,31). 또한 예수는 시대의 징표를 읽어 남들이 침묵할 때 외치는 예언자였고 사람을 치유시키는 치유자였다.


  예수가 이처럼 활동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하느님을 아버지, '아빠'로 부르고 받아들이는 체험이 있다. 예수는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며 조건 없이 무한한 사랑을 주시는 '아빠'를 온전히 믿고 의지했다. 아빠는 예수에게 지혜와 명료함, 확신과 근원적 자유의 원천이었다.


「오늘의 예수」는 우리가 갈구하는 영성이 여기에 있다고 조언한다. 하느님을 아빠로 받아들이고 하느님과 하나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분주함과 집착에서 벗어나 침묵과 명상의 시간을 갖고 '참자기'(true self)를 발견하라고 일러준다. 매사에 감사기도를 드리며 하느님을 생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믿고 느낄 것을 당부한다.
 
  하느님과 하나된 이들은 자기 자신과 가족,이웃,자연, 온 우주를 하느님으로 여긴다. 모두가 평화로워지는 공동선을 추구하며 모든 일에 하느님 뜻이 깃들어 있음을 깨닫는다. 이것이 「오늘의 예수」가 말하는 예수의 영성, 참 자유다.


 저자 앨버트 놀런은 1980년대 출간한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로 잘 알려진 도미니코회 사제다. 당시 그는 교회와 교리, 전례가 생겨나기 전 인간 예수의 모습을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접근하는 신선한 시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늘의 예수」에서도 이면을 들여다보는 그의 감각은 여전히 생기가 넘친다.




소개글
머리글
들어가며

제1부 시대의 징표
영성의 갈구
개인주의의 위기
아래로부터의 세계화
아인슈타인 이후의 과학

제2부 예수의 영성
혁명
예언자요 신비가
치유 영성

제3부 인격의 변혁
침묵과 고독 속에서
너 자신을 알라
감사하는 마음
어린이처럼
놓아 버리기

제4부 하나됨
하느님과 하나됨
우리 자신과 하나됨
다른 사람들과 하나됨
우주와 하나됨
근원적 자유

참고문헌
인명 색인
사항 색인




저자 : 앨버트 놀런 ALBERT NOLAN
도미니코회 남아프리카 관구장을 맡고 있다. 남아프리카에 가장 널리 보급된 교회일치 잡지 『도전: 교회와 사람들』Challenge:Church&People 집인이기도 하며, 인종차별에 맞선 교회의 투쟁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첫 책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는 15만 부 이상 팔려 나갔다.


옮긴이 : 유정원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종교학과에서 「다종교 사회와 생태 위기 시대의 그리스도 이해」(2010)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종교신학의 이해』(공저,분도출판사 1996)를 쓰고, 『절대, 그 이후』(공역, 이화여대 출판부 2003) 『신학, 그 막힘과 트임』(공역, 분도출판사 2004) 『종교신학입문』(분도출판사 2007) 『예수와 또 다른 이름들』(분도출판사 2008) 『여성과 그리스도교1』 (공역, 바오로딸 2008) 등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