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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부산교구 2015년 문화 복음화의 해 - 신심서적 읽기 추천도서 50 ]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예수기도는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기도 수행법 가운데 하나다. ‘마음의 기도’라고도 불린 이 기도는 신약 전승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독수도승과 은수자들, 회수도승들이 천상에 이르는 ‘사다리’ 역할을 했다. 동방교회 안에서 ‘헤시카즘’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진 예수기도는 역사의 그늘에 가려졌다가 14세기 말 러시아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다시 부흥의 시대를 맞이한다. 이 책은 예수기도의 기원과 발전 과정, 수행 방법 등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을 심원하고 오묘한 예수기도의 세계로 안내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요한 14,14)

주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복잡다단한 오늘날, 영적 갈망을 느끼며 그것을 갈구하는 이가 많다. 저마다 나름대로 물질문명의 한계를 깊이 체험한 까닭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물질문명의 진보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준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적으로 정신문명의 퇴보를 초래했다. 물질적 가치는 결코 인간의 깊은 내적 갈망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모든 참된 전통은 쉼 없이 솟아나는 생명의 샘처럼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실재이기에 보다 오래되고 근원적인 기도를 찾아가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갈망과 추구는 그리스도교 안팎에서 다양한 형태의 명상 운동과 기도 운동을 낳았으며, 그리스도인들 안에서도 타 종교의 영적 유산과 보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대해 왔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도교 안의 영성 운동이나 기도 운동이 항상 그리스도교적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 물론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일 필요는 없다. 개방된 자세로 인류 공통 유산을 받아들이는 여유는 중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항상 식별의 지혜가 요구되는바, 그렇지 않으면 자칫 신앙의 정체성을 잃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국적 없는 미아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신앙 전통 안에 있는 영적 보화와 유산에 먼저 관심을 돌리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리스도교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보화가 무한히 감추어져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이 비옥한 밭에 묻혀 있는 보화들을 캐내는 것이다. 그 보화 중 하나가 바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예수기도’다. 예수기도는 초기 그리스도교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기도 수행법 가운데 하나다. ‘마음의 기도’라고도 불린 이 기도는 신약 전승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독수도승과 은수자들, 회수도승들이 천상에 이르는 ‘사다리’ 역할을 했다. 동방교회 안에서 ‘헤시카즘’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진 예수기도는 역사의 그늘에 가려졌다가 14세기 말 러시아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다시 부흥의 시대를 맞이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예수기도에 대한 종합적 정보를 제공해 준다. 분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예수기도의 기원과 발전 과정, 수행 방법 등을 함축적이고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표현한 대로 이 기도는 하느님과의 만남과 일치를 위한 길 가운데 하나로, 세월에 묻혀 사라지지 않은 채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따라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안전하고 확실한 길이라 할 수 있다. 예수기도야말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일치로 나아가는 가장 단순하고 평범한 기도다.


이 기도를 하기 위해 우리가 수도승처럼 살거나 사막에 갈 필요는 전혀 없다. 하루에 5분 혹은 일주일에 1시간이라도 시간을 마련하여 하느님 앞에서 나를 내려놓을 수만 있으면 된다. 자기 마음 안으로 들어가 사랑 자체이신 그분 안에서 그분과 하나가 되는 쉽고도 빠른 길이 바로 이 예수기도다.


이 작은 책이 독자들을 예수기도의 길에 들어서도록 안내하는 동시에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또 영적인 것에 목말라하는 이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신선한 샘물이 되기를 소망한다.







 

 


 

들어가며


1부  기원과 발전

1장 전통과 교부들
   1. 성경의 증언
 1) 하느님 이름
 2) 지속적인 기도
   2. 사도 시대에서 사막교부들까지
 1) 짧고 지속적인 기도
 2) 예수를 부름
 3) 폰투스의 에바그리우스의 기도
   3. 시나이의 헤시카즘과 스투디우스
 1) 시나이 산
 2) 스투디우스 영성


2장 아토스의 광휘
   1. 성모 마리아의 정원 아토스 산
 1) 은둔자의 피난처
   2. 아토스 산의 예수기도
   3. 헤시카즘의 문제
   4. 그레고리우스 팔라마스의 작품
 1) 『심신상관적 기법 변호』
 2) 『신적 빛의 환시 변호』
 3) 『신화를 향해』



3장 러시아의 예수기도
   1. 러시아의 헤시카즘
   2. 파이시 벨리코프스키, 아토스 산의 니코데무스, 『필로칼리아』
   3. 『러시아 순례자 이야기』
   4. 스타레츠



4장 예수기도와 서방에서의 마음의 기도
   1. 고대의 두 인물: 이레네우스와 카시아누스
   2. 중세의 호칭과 기도
   3. 개혁기의 마음의 영성



2부 기도의 길

5장 하느님 기억
   1. 자신 안의 현존, 하느님 안의 현존
   2. 기억과 기도
   3. 망각 극복



6장 심신상관적 기법
   1. 전승과 발전
   2. 쉽고 빠른 방법인가?



7장 마음과 기도
   1. 존재의 중심
   2. 마음 살핌
   3. 마음으로 내려감
   4. 순수한 기도



8장 빛과 신화神化
   1. 창조되지 않은 빛 체험
   2. 일치에서 신화로
   3. 은총의 역할



나오며

<지도 1> 아토스 반도의 수도원
<지도 2> 마음의 기도 중심지
<부록 1> 유대 신비주의의 이름 호칭에 관한 언급
<부록 2> 마음의 기도와 예수성심 신심
<부록 3> 수피즘에서의 마음의 기도와 하느님 기억
<부록 4> 불교의 염불



참고문헌
옮기고 나서

 

 


 


지은이 : 앙리 피에르 링켈(Henri-Pierre Rinckel)

1958년에 출생한 앙리 피에르 링켈은 역사지리학 교수로, 동방교회 전통의 예술적·문학적 표현들을 통해 그 위대한 영성 전통을 연구하고 있다.



 

옮긴이 : 허성석 로무알도

1988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 입회하여 1991년에 첫서원을 하고 1995년에 사제가 되었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성신학을,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로마 성 안셀모 대학교 수도승 연구소에서 수도승 신학을 전공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련장과 『코이노니아』 편집위원, 대구 가톨릭신학원 강사를 거쳐 현재 성 베네딕도회 화순수도원(왜관수도원 분원) 원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영성과 명상의 세계』(2009) 『수도승 영성사』(2011) 『성 베네딕도 규칙: 번역·주해』(2011) 등을 짓고, 『사막교부, 이렇게 살았다』(2006) 『프락티코스』(2011)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