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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수도원은 고층 건물과 현대식 아파트가 밀집한 대도시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만, 수사님들이 ‘미아리 미니 아마존’이라고 부르는 자연그대로 가공하지 않은 아담하고 멋진 뒷동산이 있습니다. 이 뒷동산에는 사계절 내내 수다쟁이 새들과 수줍은 풀들, 생명력이 강한 야생화들, 기품 있는 소나무들이 다정하게 어우러져 살아갑니다.

 

뙤약볕이 내리 쬐이던 지난해 여름, 볕이 잘 드는 ‘미아리 미니 아마존’에 어린 호두나무 한 그루를 동료 수사님과 함께 심었습니다. 우리는 나무를 심고 서로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이 호두나무가 잘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다가올 매서운 겨울 추위를 잘 견디어 내야 할 텐데요.”

[참 믿음직한 이야기]에는 스물 세 꼭지의 ‘믿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믿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널리 읽혀진다면 참 좋겠습니다. 믿음은 믿음을 낳게 마련이기에 틀림없이 믿음이 움트는 영향을 줄 것이라 믿습니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희망적이며 성실한 사람입니다.

우리의 믿음을 좀 더 키운다면 관대하고, 사랑이 넘치고, 인내할 줄 알고, 미소와 행동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몇 년 전, 교황청의 주교들에게 피정을 지도하는 한 수도자가 진지하게 질문을 던졌다고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믿음이 있는가?”

   

독자 분들에게 저도 다시 묻고 싶습니다. “과연 호두나무는 잘 자라서 열매를 맺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가뭄이 심하면 물을 주고, 태풍이 몰아치면 가지를 묶어 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일은 평소 시간을 내어 자주 나무에 다가가 애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네가 있어 참 좋다. 아무리 힘들어도 참고 견디며 잘 자라 주거라. 항상 너와 함께 있어 줄게!”

 

이렇게 호두나무에게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은 후 어린 나무가 잘 자라 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믿음을 지녀야 합니다.

 

어린 호두나무가 혹독한 겨울을 잘 견디어 열매를 맺듯 하느님과 자기 자신을 믿고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잘 견디어 내면, 우리는 분명 행복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두나무가 주변의 따스한 보살핌과 자신의 굳은 의지로 삭풍을 이겨내며 조금씩 자라나 마침내 ‘미아리 미니 아마존’의 믿음직스러운 구성원으로 우뚝 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하여 자신을 심던 이들보다 오래오래 ‘미아리 미니 아마존’에 남아 발아래 너그럽게 풀을 키우고 새들을 평안하게 품어주는 행복한 상상을 해봅니다. 





1. 나비의 탄생

2. 나비와 꽃

3. 최후의 만찬

4. 하느님의 현존

5. 위대한 콘서트

6. 하늘나라 편의점

7. 모래 위 발자국

8. 네 자루의 초

9. 세 그루의 나무

10. 기도의 힘

11. 하느님의 뜻

12. 천사

13. 의자

14. 수영장의 십자가

15. 하느님의 신호

16. 두 개의 물병

17. 사랑의 도미노

18. 우물 펌프

19. 자존감 회복

20. 부전자전

21. 영원한 것

22. 꾀꼬리

23. 가장 큰 선물





지은이 :  다를레이 자농 수사

1978년 브라질 태생의 성바오로수도회 수도자이다. 저자는 브라질 벨로 오리존찌에서 예수회 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포루투칼로 선교사로 파견되어 활동 중이며 신문방송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영성과 자기계발에 관하여 저술된 여러 권의 도서들은 이미 7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고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옮긴이 : 김동주 수사
1965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1991년 대중 매체를 이용한 복음전파에 헌신하고자 성바오로수도회에 입회하였다. 역자는 브라질 성바오로수도회에서 7년 동안 선교와 철학, 신학 공부를 마쳤으며 저서로는 ‘토마스 수사, 바오로 로드를 가다’와 번역서 ‘참 소중한 이야기’ 및 ‘주님께 말할래요, 소곤소곤’등이 있다.


그림 : 김선명 스테파노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