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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영성의 기원을 공부하는 것은 우리 신앙의 교부들과 초기 수도승들의 작품에 담겨 있는 정신을 만나는 것과도 같다. 이 책에서는 수도 영성의 모태가 되는 고대 교부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수도승생활 역사의 두 위대한 시조라 할 수 있는 성 안토니우스와 성 파코미우스를 비롯하여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요한 카시아누스, 요한 클리마쿠스에 이르기까지 수도 영성의 위대한 교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도둑이 제 물건을 훔치려는 모습을 보고 수도승이 외쳤다.
“형제들이 오기 전에 서두르세요!”



바야흐로 영성의 시대다. 특별히 수도 영성을 알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그 기원부터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할 터.
영성의 기원을 공부하는 것은 역사 안에서 인간을 향한 하느님의 움직임과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응답을 이해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가까이 살았던 이들의 삶과 가르침을 전하는 문헌을 통해 그 응답을 이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러한 문헌들은 하느님을 증거한 각각의 인물들과 하느님 활동에 대한 그들의 응답, 그리고 하느님께 나아가는 그들만의 방법에 대한 윤곽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은 프랑스 시토 수도원의 뤽 브레사르(Luc Bresard)의 강의록 『수도승 영성』(Monastic Spirituality)을 새롭게 엮어 2011년 들숨날숨에서 출간한 『수도승 영성사』의 개정판이다. 부분적으로 약간의 수정과 보완을 했을 뿐 전체적으로 책의 내용이나 구성 면에서 기존 판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수도 영성의 기원을 공부하는 목적은 우리 신앙의 교부들과 초기 수도승들의 작품에 담겨 있는 정신과 만나기 위함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수도 영성의 모태가 되는 고대 교부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수도승생활 역사의 두 위대한 시조라 할 수 있는 성 안토니우스와 성 파코미우스를 비롯하여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요한 카시아누스, 성 바실리우스, 위 마카리우스, 성 아우구스티누스, 요한 클리마쿠스에 이르기까지 수도 영성의 위대한 교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어떤 주제나 저자에 대한 설명이 있다. 초기 수도승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그들을 역사적 문맥 안에 위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도승생활의 역사를 다루는 책들이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매우 간략히 설명할 것이다. 해당 인물의 주요 작품을 언급할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가르침에 집중할 것이다. 가르침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과의 접촉이 불가피하다. 교부들은 그들 작품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야기하며, 우리는 그들 안에 거하시는 성령께 나아가게 된다. 따라서 각 장(章)에서 해당 교부의 작품을 발췌·인용하여 그 가르침을 전할 것이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문헌상의 기록이 있기 이전 준비 기간이라 할 수 있는 ‘수도승생활의 전사前史’(1장)를 맨 앞에 배치했다. 그다음 4세기 지중해 연안과 그 인근 지역에서 출현한 여러 다양한 수도승생활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위해 ‘수도승생활 개관’(2장)을 두었다. 뒤이어 수도승생활 역사 안에서 두 위대한 시조라 할 수 있는 ‘성 안토니우스’(3장)와 ‘성 파코미우스’(4장)를 두었다. 그다음 4세기 이집트 사막 교부들의 가르침을 전해 주는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5장)과 그들의 가르침을 기록한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6장)와 그것을 기록하여 갈리아 수도승들에게 전한 ‘요한 카시아누스’(7장)를 배치했다. 그리고 카파도키아의 대표적 교부 ‘성 바실리우스’(8장), 바실리우스와 그레고리우스의 영향을 받은 ‘위 마카리우스’(9장), 북아프리카의 ‘성 아우구스티누스’(10) 순으로 배열했다. 그다음 요한 카시아누스를 통해 갈리아를 중심으로 번창했던 ‘서방 수도승생활’(11장), 이후 동방 수도승생활을 찬란히 번성시킨 5~6세기의 ‘가자의 수도승’(12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7세기 시나이의 교부 ‘요한 클리마쿠스’(13장) 순으로 배치했다.


수도승생활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출현했기 때문에 그것을 연대기적으로 완벽하게 제시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논리적이고 연대기적인 순서로 구성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수도승 영성의 핵심과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했다.



하느님을 향한 영적 여정을 걷고 있는 모든 이에게 영성생활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다.


책 속에서


수도승생활은 독수도승생활에서 회수도승생활로, 사막에서 도시로, 평신도에게서 성직자로, 무지에서 지식으로, 사회생활과의 융화에서 도전으로, 제한된 장소에서의 생활에서 방대한 공간에서의 생활로 나아갔다. 형태에서는 다양했지만, 수도승생활의 기초를 이루는 것들과 우리가 제1장에서 이야기했던 절대자, 즉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우리에게 나타난 절대자에 대한 갈망에서는 일치되었다(54쪽).

어떤 수도승이 원로에게 한 말씀을 청할 경우 원로가 주는 말씀은 성경과 동일한 비중을 지닌다. 교부의 말씀은 성경의 연장(延長)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교부는 성덕에 나아감으로써 자신이 그렇듯 많이 묵상했던 성경 자체가 되었다. 그는 자기 삶 자체로 성경의 의미를 표현했다(98쪽).

압바 마카리우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기도해야 합니까?”
압바가 대답했다. “쓸데없는 말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손을 펼쳐 들고 이렇게 말하세요. ‘주님, 당신 뜻대로 하소서! 그리고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122쪽).


 


 

 


 

머리말
약어표

제1장 전사(前史)
 1. 수도승생활 현상
 2. 역사와 전사(前史)
 3. 그리스도교 수도승생활의 원천



제2장 수도승생활 개관
 1. 이집트 북부(나일 강 하류)
 2. 이집트 남부(나일 강 상류)
 3. 팔레스티나
 4. 시리아
 5. 소아시아
 6. 북아프리카
 7. 로마
 8. 갈리아
 9. 영국
 10. 결론


제3장 성 안토니우스
 1. 문헌
 2. 『안토니우스의 생애』
 3. 안토니우스의 서간
 4. 결론


제4장 성 파코미우스
 1. 문헌
 2. 파코미우스의 생애
 3. 파코미우스 공동체
 4. 코이노니아의 조직
 5. 파코미우스 영성
 6. 결론


제5장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1. 사막의 문학
 2.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
 3. 사막에서의 성경 사용
 4. 금언집 독법
 5. 금언집 해법
 6. 헤시카즘
 7. 결론


제6장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1. 생애
 2. 작품
 3. 가르침
 4. 핵심 사상
 5. 결론


제7장 요한 카시아누스
 1. 생애
 2. 작품
 3. 다양한 주제
 4. 결론: 카시아누스의 가르침 종합


제8장 성 바실리우스
 1. 생애
 2. 작품
 3. 바실리우스 규칙의 형성 단계
 4. 규칙의 구조와 특성
 5. 가르침
 6. 여성 공동체


제9장 위(僞) 마카리우스
 1. 저자와 작품
 2. 가르침


제10장 성 아우구스티누스
 1. 생애
 2. 규칙
 3. 다른 수도승생활 작품
 4. 결론


제11장 서방 수도승생활
 1. 갈리아 수도승생활
 2. 켈트 수도승생활


제12장 가자의 수도승
 1. 가자 사막
 2. 영적 스승
 3. 가르침
 4. 결론: 안식


제13장 요한 클리마쿠스
 1. 생애
 2. 작품: 『천국의 사다리』
 3. 가르침
 4. 결론


지도 수도승적 세계
표 1 교회 교부와 수도승
표 2 고대 수도승생활
표 3 사막의 영웅
표 4 수도승생활 초기 200년 역사
표 5 서방 수도승생활 연표
표 6 에바그리우스의 영적 진보 도식



참고 문헌
색인

 

 

 


 

엮은이 : 허성석


1988년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 입회하여 1991년에 첫 서원을 하고 1995년에 사제가 되었다. 대구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성신학으로, 1998~2001년 교황청립 로마 성 안셀모 대학교 수도승 연구소에서 수도승 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련장과 대구 가톨릭 신학원 강사를 거쳐 미국 뉴멕시코 주의 성 베네딕도회 사막 수도원에서 3년간 수도생활에 전념하고, 2009년 11월 귀국 후 성 베네딕도회 화순수도원(왜관수도원 분원) 원장을 역임했다. 지금은 『코이노니아』 편집장과 분도출판사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영성과 명상의 세계』(공저, 2009) 『하느님 찾는 삶』(2010) 『성 베네딕도 규칙: 번역·주해』(2011) 『중용의 사부, 성 베네딕도의 영적 가르침』(2013) 『왁자지껄 교회 이야기』(공저, 2014)를 짓고, 『사막 교부, 이렇게 살았다』(2006) 『프락티코스』(2011) 『마음의 기도』(2013) 『안티레티코스』(2014) 『사막의 안토니우스』(2015)를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