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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을 더욱 굳건하게 해 주는 기도, 십자가의 길


십자가의 길 기도는 사순 시기에 본당 신자들이 모여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서 일어난 14개 사건을 묵상하는 내용으로 십자가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의 고통을 가장 잘 묵상할 수 있는 기도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십자가의 길 기도를 잘 묵상할 수 있는 책이 바로 《십자가의 길 인간 회복의 길》이다. 이 책은 1990년에 출간하여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스테디셀러로 그동안 많은 신자에게 십자가의 사랑을 알려 준 기도서이다.

 
2020년 사순 시기를 맞아 가톨릭출판사에서는 《십자가의 길 인간 회복의 길》 개정판을 출간하였다. 이 개정판은 초판본을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성경 구절과 공의회 문헌 등을 새 번역으로 바꾸고 새로운 그림을 넣었다. 그렇게 하여 신자들이 십자가의 길을 더욱 편안히 바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각 처 마지막 부분에 곁들인 공의회 문헌, 교황 회칙과 서한, 유명 인들의 명언들은 십자가의 길 기도 중에 보다 넓고 충만한 자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십자가의 길 각 기도는 1처 예수 그리스도의 사형 선고 받으심에서 시작하여 15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하심 즉, 파스카 신비의 묵상까지 이어진다.


인류 구원은 십자가의 길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신비를 묵상해 본다면 고통스러워 보이는 십자가의 길이 반드시 고통의 길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결코 십자가의 길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십자가의 길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실제로 이 길을 걸어야 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
 
예수님과 어머니 마리아의 만남 안에서 사랑은 극치를 이룹니다. 어머니의 사랑, 그것보다 더 위대하고 감미롭고 부드러운 인간의 사랑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어머니의 눈 속에 담겨진 사랑을 느끼는 순간, 예수님께서는 극심한 고통을 잊으셨습니다. 이 사랑의 확신 앞에서 사람들의 멸시와 비웃음은 의미를 잃고 맙니다.


+ 주님!
저희가 어머니에게서 받은 사랑의 일부만으로라도 이웃을 사랑한다면 이 세상은 곧 천국이 될 것입니다. 인류를 사랑한다고 말하기 전에 가까이에 있는 이웃부터 진심으로 사랑하게 해 주시며, 이 사랑 안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해 주소서.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인간에게 사랑이 계시되지 않을 때, 인간이 사랑을 만나지 못할 때, 사랑을 체험하고 자기 것으로 삼지 못할 때, 사랑에 깊이 참여하지 못할 때, 인간은 자기에게도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 남게 되며 그의 생은 무의미하다. [회칙: 인간의 구원자 10]                 - 본문 중에서 -




십자가의 길은 기도하고 묵상하며 회복하는 길


이 책은 침묵, 고통, 자유, 정의, 사랑, 인간 회복의 길이란 주제로 모두 여섯 가지의 십자가의 길로 안내한다. 침묵에서 시작하여 고통, 자유, 정의, 사랑, 인간 회복까지 여섯 단계 십자가의 길을 바치며 십자가의 신비 안에서 정화되어 가는 자신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십자가의 길 기도서에는 하나의 주제 아래에 하나의 십자가의 길 기도로 이루어져 있어 다른 주제로 십자가의 길을 바치려면 여러 권의 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책은 ‘인간 회복’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모아지는 여섯 가지의 십자가의 길을 바칠 수 있어 사순 시기 6주 동안 한 권의 책으로 더욱 의미 깊은 기도를 바칠 수 있다.


이 책의 여섯 가지 길은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하셨을 때의 그 모습을 회복하기 위한 여정이다. 각자가 묵묵히 걸어야 할 침묵의 길, 고통을 받아들이는 고통의 길, 욕망에서 벗어나 완전히 자유를 되찾아 하느님 나라를 증거하려는 자유의 길, 양심의 소리에 따라 정의로운 삶의 길을 걸어가야 함을 이야기하는 정의의 길, 예수님의 사랑으로 우리 마음을 가득 채우는 사랑의 길, 인간성과 도덕성을 회복하려는 인간 회복의 길까지 여섯 가지 길을 차근차근 걸어 나아가며 십자가의 길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의 길이라는 것을 묵상할 수 있다.


이 책은 샬트르 성 바오로 김춘경 수녀님이 쓰신 기도서다. 수도자인 저자는 생활 속에서 누구나 겪을 법한 어려움들을 묵상을 통해 주님 앞에서 가만히 내려놓고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끈다. 수도자의 묵상이기에 그 묵상의 깊이도 깊다. ‘꼭 필요할 때에만 말할 수 있도록 저희의 입술을 지켜 주소서.’, ‘인간의 위로에 걸려 넘어져서 당신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되는 일이 없게 하소서.', '고통과 당당히 맞서 싸워 이기도록, 그래서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니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꼭 해야 될 일이라면 억지로라도 하는 것이 참된 자유임을 알게 하시고’, ‘이기심과 위선을 못 박게 하소서.’, ‘사람의 속마음을 알아 볼 수 있는 지혜를 주시어 진실하고 올바른 사람을 알아보게 하소서.’ 등의 기도들이다. 이 책으로 묵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을 그대로 내려놓고, 바라보고, 새로 거듭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침묵은 커다란 용기와 성숙의 결실입니다.
또한 침묵은 십자가의 중심이며 하늘나라로 향한 문입니다. 침묵을 통해서만 하늘나라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 침묵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주시어 당신처럼 저희가 걸어야 할 십자가의 길을 묵묵히 걷게 하여 주십시오.
- 11쪽 ‘침묵의 길’ 중에서 - 
 

+ 주님!
체면 때문에, 분위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내뱉게 되는 뜻도 없는 소리들을 모두 못 박아 버리고 진실된 말만을 하기 원합니다. 말과 소리를 분별할 수 있는 올바른 식별력을 주시고, 진실한 말을 통해 저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임을 증거하게 해 주소서.
- 33쪽 ‘침묵의 길’ 중에서 -


말 또는 행동으로 자신의 가슴에 못을 박는 사람 앞에서 진정으로 “아버지 저 사람을 용서하소서.”라는 기도를 바칠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우리는 이미 인간의 한계를 넘어, 사랑의 경지에 올라 예수님과 일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 66쪽 ‘고통의 길’ 중에서 -


무덤은 영원한 자유를 얻기 위하여 통과해야 할 관문입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무한한 자유를 살기 위해서는 먼저 죽어 묻혀야 합니다.
부활 이후의 영원한 자유를 생각한다면 사흘 동안의 무덤 속 생활은 ‘잠깐 머무름’에 불과합니다.
자유가 약속된 묻힘이기에 이 무덤은 희망의 상징이며 부활의 예고입니다.
- 106쪽 ‘자유의 길’ 중에서 -


자기 자신을 죽이는 삶을 통해 더 높이 더욱더 멀리 날 수 있으며, 매일 죽는 삶 안에서 우리는 비로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고, 세상을 하느님의 의지로 채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위해 살지 않는 삶은 곧 자신을 완성시키는 삶이요, 매일 죽는 삶에서 우리는 영원히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136쪽 ‘정의의 길’ 중에서 -
 

+ 주님!
사용하고 남는 것을 주는 것은 참으로 주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것일지라도 아낌없이 내어줄 수 있는 것, 그것만이 참된 사랑입니다. 받는 데에만 익숙해진 습관과 핑계를 없애 주소서.
- 167쪽 ‘사랑의 길’ 중에서 -


남의 십자가를 대신 지는 행위는 시몬처럼 우직하고 바보스러운 사람이나 할 일이지, 약삭빠르고 세련되고 빈틈없이 똑똑한 사람이 할 일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세상이 점점 더 따뜻해지고 인정이 넘쳐흘러서, 사람이 사랑을 나누며 사람답게 살게 되기 위해서는 시몬처럼 계산 없이 남을 위해 짐을 져 주는 ‘바보스런’ 사람이 점점 더 불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 190쪽 ‘ 인간 회복의 길’ 중에서 -







머리말 044
개정판을 내며 06


[인] 침묵의 길 08
[간] 고통의 길 42
[회] 자유의 길 76
[복] 정의의 길 110
[의] 사랑의 길 144
[길] 인간 회복의 길 178


십자가를 지고 인간을 찾아서 212






지은이 :  김춘경 수녀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 관구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