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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있어, 지금 네 곁에


여백이 주는 선함과 기쁨
이 책은 「소소돌방」이라는 도장 공방을 운영하는 지은이가 여기에 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느끼는 감상 등을 단순한 그림과 짧은 글로 표현한 책이다. 작가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비교당하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과 신념, 신앙을 ‘도장’이라는 예술 작품에 새겨 넣는다.


나의 예술은 투박하다./ 내가 지향하는 예술은/ 아름다움이 아니다./ 나의 예술은 내가 하려는 말을 담는 도구다.

‘신은 있어, 지금 네 곁에.’/ 내가 하려는 말은 이뿐이다./ 선하게 살라는 말도 아니고/ 옳게 살라는 말도 아니다./ 단지 신이 계심을 알며 살기를 바란다.

몸이 바빠지고/ 마음이 나빠질 때 / 조금은 찜찜해지고/ 조금은 머뭇거리길 바란다./ 그것으로 나의 예술은/ 제 일을 다하는 것이다.
_나의 예술은(82-83쪽)


또한 작가가 가진 여백에 대한 철학도 드러나 있다. 예수님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여백과 단순함을 작품에서 드러내고 있다.
나의 예술은 예수님을 담고 있다./ 나무와 종이 안에서/ 균형이나 여백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다./ 균형과 여백으로/ 숨어있는 예수님과/ 숨바꼭질하며 논다.
_내게는 꿈이 있다(50쪽)

따뜻한 정이 오고가는 소소돌방
「소소돌방」의 또 다른 재미는 도장 가게를 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고 작다는 뜻의 ‘소소’를 이름으로 삼은 ‘소소돌방’을 작가는 ‘마음을 담는 공방, 신과 대화하는 공간’(13쪽)으로 소개한다. 작가는 여기서 부모님께 드리는 도장을 주문한 사람, 해녀라는 직업을 알리고 싶은 ‘명랑 해녀’, 결혼하는 연인을 만나고 이들에게 정성을 다해 도장을 새겨 준다. 그래서 이 책의 글과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결혼하는 연인을 위해 도장을 만들었다./ 신랑의 이름에서 ‘영’ 자를/ 신부의 이름에서 ‘원’ 자를 합해/ ‘영원’을 만들었다./ … / 영원히 서로 마주 보며/ 행복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
_영원(153쪽)

이 책에서 전하는 중심 메시지는 “신은 있어, 지금 네 곁에”이다. 이것은 치열하고 바삐 돌아가는 사회이지만 ‘소소돌방’에서 지키고 있는 선한 지향과 신앙이 도장과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퍼져 나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1장

내가 꿈꾸는 세상
기분 좋은 손님
신의 품 안에서
보인다
내게 묻다
삶은
꿈을 꾸다
어차피 살아야 한다면
행복해져라
감자에 싹이 났다
작가라는 말이 좋다
애썼다
아버지와 어머니
생각하고 묻다
내게는 꿈이 있다
늘 담고 다닌 말
그런 평화이기를

2장
신은 종이와 같아서
나는 행복한가?
좋은 작가, 좋은 작품
느낌이 떠오를 때까지
욕심 부리지 마
의미 찾기
길고 외로운 기다림 
도와주세요
신의 소리
나에게는
나의 예술은
나무에게서 듣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맛
내 이야기를 담다

3장
버리고 비우고
보물
아버지
내가 만들고 싶은 도장
욕심
그래도 신은 있다
균형
그렇게 나로
한 줌의 평화
마음이 담긴 십자가
사람 냄새나는 도장 가게
같은 산, 다른 산
중요한 대화를 빼라니
선의 비밀
그 남자 이야기

4장

날마다 묻는다

내 평화

그리움이 짙어진다

신의 눈길이 머물도록

그리운 얼굴

영원

신과 함께

제 작품은 어때요?

행복의 씨앗

간절함으로

작은 정의

착잡하다

사랑, 뭘까?

손을 씻어야겠다

우리 아버지





지은이 : 강신성


나는 정읍에서 태어나고 서울에서 자랐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도장과 그림을 만들었고 그 그림에 예수님의 이야기를 담아왔다. 나는 항아리에 물을 채워넣는 일을 하고 있다.

항아리의 물이 다 채워지고 나면 예수님은 그 물을 맛이 좋은 포도주로 만들어 주신다고 하셨다. 나는 예수님의 맛 좋은 포도주를 기다리며 오늘도 항아리에 물을 담고 있다.
그리고 나는 멋진 아들 브루노와 지혜로운 딸 글라라 예쁜 아내 라파엘라와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