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 식별』은, 식별에 관한 성 이냐시오의 규칙을 일상 삶에 적용하여 지속적인 영성 생활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 티모시 갤러허(Timothy Gallagher, O.M.V.) 신부가 서문에서 직접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영성 생활을 실제로 살아 내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의 『영신수련』을 제대로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영들의 식별 규칙’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이론뿐만 아니라 실례를 들어 설명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을 위한 딱딱한 책도 아니고 초심자를 위해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은 책도 아닌, 그저 『영신수련』 규칙서에 담긴 심오한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옮기면서 동시에 실생활에서 쉽게 구사하도록 여러 사례를 적용해 놓은 책이다. 특별히 ‘영적 실망과 악의 속임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상세하게 기술해 놨기에 영신수련을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신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책 속에서

하느님께서 가까이 계시다는 체험에서 오는 기쁨은 사랑하고 봉사하는 노력에 새로운 힘을 더해준다. 반면에, 좌절감과 두려움이 몰고 오는 어두움은 이런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어쩌면 그 노력을 완전히 집어 삼킬 수도 있다. 각자가 걸어가는 삶 안에서 모든 신앙인들은 내적으로 이렇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영적 움직임을 어떤 형태로든 체험하게 된다. (26쪽)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이런 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만약 이런 질문들에 답을 주는 가르침이 있다면, 그 가르침은 분명히 우리 신앙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지혜는 그야말로 영성 생활의 핵심이다. (27쪽)

이냐시오의 삶과 그가 쓴 글, 그리고 그의 삶을 증언하는 이들의 말을 보면, 그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영적인 움직임들에 잘 대응하는 사람, 즉 이런 움직임들에 민감하며 하느님에게서 오는 움직임과 그렇지 않은 것을 신중하게 분별하는 사람이었다. 이냐시오에게 이런 영적 인식은 매우 중요했고, 하루 종일 잠시도 방심하지 않았다. 영적 인식은 그의 모든 영성 생활과 저술에서 중심을 차지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상반된 영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이와 짝을 이뤄 이 움직임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응하려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이른바 ‘영의 식별discernment of spirits’이며, 이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29쪽)

나는 이 책을 식별에 관한 이냐시오의 규칙을 더 깊이 이해해서 자신들의 영성 생활에 적용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위해 썼다. 이 책은 피정을 주는 사람, 받는 사람, 그리고 식별에 대한 이냐시오의 가르침을 강의하거나 강의 듣는 사람에게 유용할 것이다. 이에 더하여, 나는 『영신수련』이라는 고전 연구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이 규칙에 따라 살아가려고 분투하는 모든 사람을 마음에 그리면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에서 선택한 사례들이 증명하듯, 이 책에 포함된 가르침은 매일매일의 생활과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그 사례들은 저 먼 별나라 얘기 같은 신비 현상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신앙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영적 체험을 다룬다. (35-36쪽)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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