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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칸 학문 전통 위원회(CFIT)와 미국 성 보나벤투라대학교 프란치스칸 연구소는 교회 역사 안에 견고하고 풍부하게 발전해 온 프란치스칸 학문을 현대 신앙생활에 구체적으로 적용, 심화할 수 있도록 프란치스칸 유산 총서를 기획하여 발간해 오고 있다. 이 책은 총서의 시작으로 「프란치스칸 사상의 학문적 전통」을 다룬다.​


프란치스칸 사상의 발전 과정을 기원으로부터 시작하여 중심 요소들에 이르기까지,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간결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프란치스칸 전통이 시사하고 있는 성사론적 가치와 영성적 전망도 함께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중세 철학과 신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도 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쓰여 있다는 점이다. 책의 부피부터 그러하고,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용어들이 신중하게 절제되어 사용되고 있는 점도 그러하다. 개별 주제에 대한 설명은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고, 이를 보다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맥락 속에서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를 위해 성 프란치스코 이전의 역사를 개관하고, 성인의 영적 전망과 함께 13-14세기의 주요 프란치스칸 학자들의 계보를 싣고 있다. 프란치스칸 사상의 특성을 더 잘 이해하려면 반드시 거칠 수밖에 없는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경우는 별도의 장을 마련하여 기본 용어들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용어들의 이해를 통해, 철학과 신학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프란치스칸 신학이나 영성에 생소한 독자들이 예컨대 보나벤투라의 『하느님께 나아가는 영혼의 여정』,『삼중도』와 같은 프란치스칸 고전들을 읽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꾸며져 있다. 하지만 이 책이 프란치스칸 전통에 대한 일반적인 내용을 읽기 쉽게 간추려 놓은 개론의 성격이 짙다고 해서 그 안에 저자 고유의 독창적인 목소리마저 파묻혀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는 "관계성"이라고 하는 프란치스칸 고유의 특성 안으로 각 주제를 집약시켜 나가면서, 관계적 삼위일체 하느님과 창조와의 관계, 예수님 안에서의 하느님의 현존(대-육화)과 창조된 우주 안에서의 하느님의 현존(소-육화), 그리고 이 두 현존 상호 간의 "육화-창조적 관련"을 독특하고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여기엔 저명한 조직 신학자로서 40년 넘는 세월 동안의 강의와 저술 활동을 부단하게 프란치스칸 영성에 접목해온 저자의 뜨거운 숨결이 스며 있고, 깊은 학식이 집약되어 있다. 한편, 이 책에서 강조되고 있는 관계성은 보다 쉽게 사랑이라는 단어로 바꾸어서 이해해도 무방할 듯하다. 그러나 더 정확하게는 무한하신 하느님의 절대적인 자유로부터의 사랑이다. 저자는 요한 둔스 스코투스가 이해하고 있는 하느님의 문한성을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철학적 관점에서 하느님의 자유는 무한하시며, 신학적 관점에서 하느님의 사랑은 무한하시다… 하느님의 절대적 자유와 사랑 사이에는 분명한 연결이 있다. 하느님의 자유로우신 행동은 하느님 사랑의 행동이며, 하느님 사랑의 행동은 하느님의 자유로운 행동이시다.

 

프란치스칸 전통 안에서의 관계성은 실로 이와 같은 하느님의 절대적 사랑을 의미하며, 프란치스칸에게 세상은 이 무한하신 사랑을 드러내 보여주는 계시이자 무한한 자유로부터 건네진 선물 꾸러미, 그렇게 선물 천지인 것이다. 프란치스칸 전통의 관계적 특성은 영성과 신학의 밀접한 조화에서도 두드러진다. "영성 없는 신학은 공허하며, 신학 없는 영성은 사이비"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읽고 배우는 프란치스칸의 학문적 차원이 더욱 "관계적으로" 그리고 보다 "육화적으로" 밀접하게 영성적 삶과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책을 통하여 신학과 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신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프란치스칸 사상의 기원과 흐름을 이해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실생활에 이 학문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프란치스칸 신학을 "관계적 신학"으로 특징지으면서, 그 기원을 성경과 초기 교회 교부들안에 나타나는 육화의 사상과 삼위 일체 사상으로부터 설명하고 있다.
하느님, 창조, 육화의 신비를 독특하게 이 "관계"안에서 조명하며, 만물을 관계적으로 인지하는 우리 민족의 정서와도 잘 어울리고, 프란치스칸 신학이 딱딱한 이론으로서 정형화되지 않고, 오히려 우리와 같이 느끼고 호흡하고 영향을 끼치며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추천의 글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제 1 부: 서 론

제 2 부: 역사적 개관  30년에서 1300년까지


제 3 부: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 세계
    1.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서술적 범주들
    2.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서의 因果性의 네 가지 유형
    3.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종합적 구조
    4.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수용에 있어서 13세기 가톨릭 신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두 가지 주요 변화

제 4 부 프란치스칸 사상의 학문적 전통의
    1. 프란치스칸 토대: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의 영성과 전망
      
- 육화의 겸손

       - 수난의 사랑
    2. 파리대학과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프란치스칸 신학자들
    3. 파리대학이나 옥스퍼드대학에서의 직무와 연관 없는 12세기와 13세기 프란치스코회 회원들

제 5 부 프란치스칸 사상의 학문적 전통의 독특한 특성들
    1. 삼위일체 하느님: 관계적 하느님, 첫째이신 분(Primitas), 풍요로우신 분(Fecunditas)
    2. 거룩한 창조의 책

결론




지은이: 케난 오스본
미국 작은형제회원이며, 독일 뮌헨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1968년부터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GTU)에서 그리스도론, 교회론, 성사론을 가르쳐왔다. 북미가톨릭신학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2002년에는 동 신학회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을 수상하였다. 최근에는 중국철학에까지 연구영역을 넓혀 그리스도교 사상의 다문화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옮긴이: 김지완 신부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으로 서울 가톨릭 대학을 졸업하고 1993년 사제로 서품되었으며, 버클리 연합신학대학원(GTU)에서 석사학위(M.A)를 받고, 2003-4년 철학박사 과정(Ph.D)을 수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