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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가 구원되었는가?
예수가 우리 죄를 배낭처럼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없애 버렸는가?
그런데 우리는 왜 고통스러운가?
구원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부터 구원받아야 하는가?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현대적 이해에 끼친 칼 라너의 공헌」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안셀름 그륀 신부는 평생 ‘구원’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씨름했다.
이 책은 저자가 매달린 구원신학의 총체다. 우리가 차마 대놓고 묻기 난감하여 속으로만 웅얼거리던 질문들을 그륀 신부는 용감히 입 밖으로 내어 던졌고, 그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자기 안의 모든 지식과 체험을 총동원했다. 더러는 시원하고 더러는 뜨끔하다. 독서 말미에, 대답만큼이나 많은 새로운 질문이 독자를 자극시킬 것이 뻔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라도 이 책은 읽혀야 한다. 그륀 신부의 숱한 영성 서적은 이미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 책은 신학적 통찰의 심원함으로 보나 논리 전개의 명징함으로 보나 감히 으뜸의 자리에 세워 마땅하다. 영적 갈망이 채워지고 난 후 훈풍처럼 다가오는 자유와 해방의 후련한 느낌만으로도 독자는 구원의 구체적 실체에 한 발 다가선다.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든 말든, 읽는 것만으로도 생각할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리스도 신앙의 핵심은 ‘예수의 십자가 희생으로 우리가 구원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고통받고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어찌 된 영문인가?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실 ‘예수의 십자가 희생을 통한 구원’이라는 말은 하도 많이 들었기로, 이제는 들어도 무덤덤할 지경이다. 그러나 이게 무슨 뜻인지 다 아는 척하지만 정작 캐고 들면 가슴이 먹먹하다. 그륀 신부의 구원에 대한 성찰은 “우리를 용서하기 위해 자기 아들을 죽여야 하는 하느님은 도대체 어떤 분인가? 구약성경에서 하느님은 자비롭고 용서하는 분이 아닌가? 당신 아들이 우리를 위해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분이 하느님이기에 용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우리가 왜 고통스러운지, 무엇에서 벗어나 구원받아야 하는지, 어떻게 구원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도 자연스레 뒤따른다.

이 작은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구원을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먼저 성경 해석이다. 특히 복음서를 해석할 때 네 복음서 저자가 예수의 말씀과 행위를 어떻게 이해하고 기록했는지 각 저자의 관점과 복음서를 저술한 시대와 역사적 배경 속에서 해석한다. 또한 다양한 종교의 구원 방법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가톨릭의 구원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스스럼없이 빌려 온다. 열려 있어서 고맙다.

저자는‘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한 구원’에 집중했다. 예수가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 죗값을 치렀으니 우리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가? 그런 것이 구원이라면 가톨릭의 구원은 샤머니즘과 무엇이 다른가? 가톨릭이 마술인가? 예수의 십자가 죽음이 표상하는 바는 대속, 속죄, 희생 제물, 몸값 등 여럿이다. 이 표상들은 예수가 우리 죄를 십자가에 어떻게 지고 가셨는지, 그럼으로써 예수가 진정 바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데 도움을 준다. 그것이 과연 무엇인지는 책 속에서 찾을 일이다.
예수가 미리 살았던 그 삶을 따라 살려는 사람, 예수의 말씀과 행위를 깊이 깨닫고 싶은 사람, 구원의 정체가 궁금하거나 막연히라도 구원을 동경하는 모든 사람, 혹은 이 모든 것에 반대하는 사람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들어가며


1장 무엇으로부터 구원받아야 하는가?
2장 하느님의 강생을 통한 구원
3장 예수의 길을 통한 구원
4장 예수의 가르침을 통한 구원
5장 예수의 행위를 통한 구원

6장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통한 구원
대속
속죄
우리 죄 때문에 죽으심
의화
희생 제물
피로 깨끗이 씻김
몸값
예수의 상처

7장 구원과 참삶의 실현
8장 영지주의와 구원
9장 강복과 구원
10장 구원의 우주적 의미
11장 구원과 세상의 종말
12장 말씀의 깨달음을 통한 구원


맺으며





지은이 : 안셀름 그륀

1945년 1월 14일 뢴의 융커하우젠에서 태어난 안셀름 그륀Anselm Grün 신부는 1964년 뷔르츠부르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성 베네딕도회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에 들어갔다. 1965년부터 1974년까지 성 오틸리엔과 로마 성 안셀모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현대적 이해에 끼친 칼 라너의 공헌」Erlӧung durch das Kreuz: Karl Rahners Beitrag zu einem heutigen Erlӧungs-verstӓndnis이라는 논문으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삼 년 동안은 뉘른베르크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70년부터 각종 영성 강좌와 심리학 강좌를 두루 섭렵하면서 칼 융C.G. Jung의 분석심리학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975년부터는 수도승 전통의 원류를 심도 있게 구명하여 이를 융의 심리학과 비교하는 작업에 몰두했는데, 무엇보다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 요한네스 카시아누스, 그리고 사막교부들에 특별한 관심을 쏟았다.
1977년 이래 뮌스터슈바르작 수도원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채로운 영성 강좌와 강연뿐 아니라 저술에도 힘을 쏟아 지금까지 단숨에 다 셀 수 없을 분량의 책을 썼다. 1991년부터는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영적 지도신부로 봉사하고 있다.


옮긴이 : 한충식
한충식 목사는 목원대학교 신학과,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철학과 종교를 연구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종교학, 스위스 바젤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분도출판사에서 『여왕과 야성녀』를 우리말로 옮겨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