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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한 장의 사진이 많은 말을 합니다. 흘러가는 시간의 한 순간만이 포착되지만, 한 장의 사진 안에는 시대 전체 모습이 그대로 반영됩니다. 굳이 시시콜콜하게 말이나 글 따위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 시대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그러므로 사진은 역사를 이해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구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동북아시아, 특별히 한국과 만주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베네딕도회원들이 남겨 놓은 사진들을 추려 한 권의 화보집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아쉽게도 해방 이후 역사의 시련기를 거치면서 덕원과 연길 수도원의 문서고가 온전하게 보전되지 못했습니다. 만일 두 수도원의문서고가 살아남았더라면, 오딜리아 연합회의 동북아시아 선교역사가 세밀하고 정확하게 고증되었을 것입니다.

다행히 유럽에 있는 우리 연합회 소속 수도원들에서 서울, 덕원, 연길 수도원과 관련 된 상당량의 사진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화보집을 꾸밀 만큼 사진이 보존된 사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사진들은 베네딕도회 선교사들이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으며, 우리 겨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부족하나마 이 화보집을 통하여,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낯선 땅,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생을 바쳤던 그분들을 기리고자 합니다.

끝으로 화보집 간행을 위하여 여러 해 동안 애를 쓴 수도형제들, 분도 출판사 관계자들과 도움을 아끼지 않은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09년 성모승천 대축일에
왜관 성 마오로 쁠라치도 수도원
이형우 시몬 베드로 아빠스